상식

사나운 개에게 물리신 동네 아주머니

영구우 2010. 9. 6. 17:01

주말에 벌초때문에 고향 시골집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엄청 막히고 힘들었습니다. (전남 해남입니다.)

어머니 말씀이 동네에서 개에 물린 아주머니가 계시다고 하십니다. 입원했다 며칠전 퇴원했는데, 다행히 얼굴이나 목을 물리지는 않았다고 하셔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지난 여름휴가를 광주 누나집에서 같이 보내면서 어머니께서 그 개에대해서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납니다.

"뭔놈의 개가 호랭이만 하당께, 겁나게 무서워브러"

귀신도 안무섭고, 저승사자도 안무섭고... 이 나이에는 무서운 것, 놀라운 것이 별로 없다시던 어머니.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의 눈에 무서워 보일 정도의 개라니.....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 어렸을때 많이 봤던 중소형의 개들은 노인들도 그리 겁을 내지않고, 또 그놈들도 그리 사납지 않았는데, 요즘 개들은 뭘 그리 잘먹는지 덩치가 호랭이만 하고, 성질은 무지 더럽고,...."

 아무튼  어머니께서도 무섭답니다.

그 개를 한번 볼려고 했더니, 사건후에 어디론가 갔다고 해서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은 덩치가 크고 사납고 사람을 공격하는 개는 도사견이라고 생각하시지만, 그건 조금 오해와 편견이 있는 표현이고,  어떤 견종도 갑자기 사나워지고 사람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을 공격했을 때 작은 소형견종은 조금 덜 위험하고 대형견은 많이 위험하다는 차이가 있겠죠.

 

어머니께 개가 물려고 하면 어떻게 하셔야 하는지를 장난처럼  몇가지를 가르쳐 드렸는데, 웃으시면서

"고것이 물면 나도 물어불제 어째야!" "주댕이를 확 찢어부러야제." "사람한테 해코지 하는 짐승을 살려두면 못써야" 하시면서 건성으로 들으시네요.

 

 

나 : 개가 물라고 달려들면, 뒤돌아 뛰어서 도망가면 절대로 안되요.

어머니 : 나가 그런 다리심이 있것냐? 무릎이 아픈디..

나 : 그낭 도망가지 말고 뭐 물려줄것을 얼른 찾아야 한당께. 지팡이, 소쿠리, 가방, 정 없으면 신발이라도...

어머니 : 지팽이가 있으면 탁 때려불제. 글고 아까운 신발이나 가방을 개한테 무라고 줘야?

나 : 아니, 지팡이로 때리면 절대로 안되고 지팡이나, 신발, 가방을 물게 한다고, 일단 개는 물면 그것에 집중하고 잘 안놓을려고 한당께.

어머니 : 글고 도망간다냐?

나 : 아니, 또 도망가면 안되고 그냥 지팡이나, 가방, 소쿠리를 개가 물었으면, 그것을 적당히 당기면서 잡고 있어야지. 자기가 문 것이 반응을 안하면 이것도 금방 흥미를 잃고 엄마를 또 쳐다 본당께. 긍께 이렇게 잡고 당기고 적당히 밀고 당기고.... 해보쇼!

어머니 : 염병하네,,, 개하고 노냐?

나 : 맞어요, 한동안 풀이 죽을 때까지 적당히 놀아주듯이 해야되요. 글고 사람이 주변에 올때까지 기달려야제. 그러면 되요.

어머니 : 지나는 사람이 없으면, 날새고 노냐?

나 : 하하하.

어머니 : 우짜든 그라고 놀면 고것이랑 친해지것제.

나 : 하하하. 친해지고 나중에 된장 발라부쑈.

 

나는 개를 전문적으로 한 몇년 사육도 해보고, 훈련도 시켜보아서, 어느정도 개의 습성을 압니다.

어떤 원인이든 개가 나를 공격하려고 한다고 느끼면, 바로 이런 행동을 해야합니다.

 

1. 도망가지 않는다. (개는 사람보다 빠릅니다. 특히 빨리 움직이는 것, 그것이 도망을 가면 더욱 흥분해서 공격하려 합니다.)

2.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옷가지, 가방등을 활용합니다. (아주 천천히)

3. 아주 유용한 물건은 순서대로 나열하면,,,,,스프레이(파스, 모기약, 향수....), 우산, 점퍼, 신발, 혁대, 넥타이...

4. 스프레이는 개의 공격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얼굴쪽(코쪽) 에 그냥 뿌려주면, 개는 순간적으로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하려 했는지 잊고 순간 멍~~~해 집니다. 일종의 리셋이죠. 후각이 강한 개에게 강한 냄새의 스프레이를 뿌리면 개는 정말 깜짝놀랍니다. 그리고 당황해서 가만히 있습니다. 개를 많이 길렀을때 개들끼리 심하게 싸우면 이 방법을 쓰곤 했습니다. 아주 확실합니다.

5. 우산을 갑자기 펼치면 개는 공격하려는 대상이 갑자기 형체를 바꾸었기 때문에 순간 당황하고 심하면 도망도 갑니다. 우산을 펼치고 개가 직접 다리나 팔을 물지 못하게 몸을 움추리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됩니다.

개의 공격훈련시 실제로 실험해 보았더니 개가 엄청 당황해 하더군요. 훈련받은 개도 갑자기 공격대상의 형체가 바뀌면 당황하니, 그렇게 훈련받지 못한개는 틀림없이 공격을 멈추거나, 도망을 치게 될 겁니다.

또 우산을 공격한다고 해도 개가 물고있는 우산을 잡고 당기고 밀고 하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위험에서 벗어날수 있겠죠.

6.점퍼도 우산처럼 앞으로 펼치면 됩니다.(투우사처럼) 그러면 개는 일차적으로 놀라서 공격을 멈추거나 공격할 대상을 점퍼로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점퍼를 물려고 합니다. 일단 점퍼를 물면 점퍼를 당기면서 주변의 도움을 청하면 됩니다.

7. 개가 물려고 덤비면 안전한 방법은 개에게 물려주는 겁니다. 무엇을 물려줄지가 중요한 것이죠. 우산이나 가방, 신발을 벗어서라도 개가 물수있게 하고 시간을 끌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실제 성인 남자들은 별 문제가 없지만, 노약자는 그런 방법을 써도 힘이 약해서 개에게 물릴수도 있지요. 그래도 명심해야 할 것은 넘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에 넘어지면 얼굴을 땅에 묻고 목을 팔로 감싸고 움추리면서 버티어야죠(흑흑)

물려고 작정하고 덤비는 개에게 전혀 물리지 않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스프레이 밖에는 없더군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드리면 견주들은 견종의 크기가 큰 개일수록 꼭 훈련을 시키고 평소 복종훈련및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작은 견종도 복잡한 훈련은 안해도 복종훈련은 꼭 집에서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사고를 막을수 있습니다.

물지않는 개는 절대 없습니다. 

나중에 반응이 좋으면 개는 왜 공격성을 나타낼까라는 주제로 다시 한번 글을 올려드리죠.

 

 

출처: 다음>아고라>수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191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