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길 가다

저 생명이 무슨 죄가 있다고..우리 이러지 맙시다..

영구우 2010. 10. 1. 14:20

지지난 토요일..2010년9월18일... 아침에 화분을 밖에다 놓고 햇볕과 바람좀 쐬어 주려고 나갔는데..

 

 

요런 녀석이 길 한가운데에 있더군요...

제가 가까이가니까 저렇게 꼬리를 미친듣이 흔들면서 오더라고요..

쪼그리고 앉으니까 다리사이에 자리잡고 지도 같이 앉고.. 그때 어찌나 저놈이 따뜻하던지.. 정말 생명이란게.. 이럴수 없는건데 휴..

 

 

화분을 내다 놓고 한 5분후에 다시 나가보니 아직도 그냥 있더군요.. 근데 이놈이 차가 다니는 길 한가운데 꼼짝도 안하고 있더라고요

사람이 오면 살짝 움직였다가도 어디 멀리 안가더라고요..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계속 끙끙대고..

차가와도 꼼짝도 안하고 있고, 한번은 어떤 차가 지나가다 이놈을 보고 옆으로 힘들게 돌아가더군요.

 

 

그때 자세히 보니 이놈 왼쪽 눈이 멀었더라고요.

아..그래서 버렸나.. 이생각이 들면서 어찌나 불쌍하던지..

순간 당황해서 112에 전화해서 유기견있는데 어떻하냐고 물어봤죠;;

평소 동물농장도 자주 보는데 ㅎㅎ 역시 사람이 당황하니까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이더군요;;

 

경창서에 전화하니 담당 구청으로 돌려주더군요.

구청에 전화하니 담당자인지는 모르겠고, 자기가 지금 당장 유기견 센터에 전화할테니 위치를 알려 달라더군요

그렇게 알려주고나니 10분정도 있다 유기견센터 직원분이 전화가 와서 지금 xx인데 곧 가겠다 하시더군요.

그때까지 그놈 안도망가게 잘 묶어 달라고 해서 끈을 찾아보았으나 집에 그런게 없어서

고구마 있던 박스 들고와서 넣어 줬습니다.

 

집에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어서 고슴도치 사료를 줬더니(고슴도치가 고양이 사료를 먹는다길래.. 정확히하면 고양이 사료군요 ㅎㅎ;;)안먹더라고요.

그래서 우유를 좀 갔다 줬더니 허겁지겁 먹더라고요.

 

그렇게 유기견센터 아저씨를 기다리는데 30분정도 안지나서 오시더군요. 아까 xx이랬는데 바로 오신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는게 유기견 센터 아저씨가 너무 마음씨가 좋으신것 같았어요.

강아지를 보고 첫마디가

'아이구.. 백내장 걸렸구나..ㅉㅉ 그래서 버림 받았구나..'라면서 저 아이를 조심스럽게 자동차로 옮기셨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경위서(?인수인계서? 암튼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강아지를 보냈습니다.

 

강아지가 꼼짝도 안하고 한군데 있는거 보니 저 자리에다 놓고 그냥 간것 같은데..

정말 어떻게 저런 따뜻한 생명을 그냥 길바닥에 버릴수 있는지.. 머 집도 없고 포대기도 없고 그냥 떨렁 저놈 혼자 있더라고요.

그래도 가을 아침이라 날이 좀 쌀쌀했는데..

강아지가 무슨 컴퓨터 부품도 아니고 몸이 않좋다고 그냥 저렇게 갔다 버리는 경우가 어디있나요.

 

 

제가 키워볼까도 생각했지만, 고슴도치는 저 박스만한거 하나면 충분하지만 집이 워낙에 좁고 집은 하루종일 비어있고.. 

결국 유기견센터에 전화를 하긴 했지만..

물론 유기견센터로 가서 일정시간이상 주인이 안나타나거나 입양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대충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곳에 가면 잘먹고 잘 잘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급하게 전화를 했네요..

 

2주일이 지났지만 동네에 강아지 찾는다는 전단지도 안보이고..

지금쯤은 건강하게 살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혹시라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9월18일즘에 저렇게 생긴 강아지를 잃어 버린 분은 유기견센터에 연락해보세요.

하지만 저 강아지를 버린분은 나중에 꼭 벌 받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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