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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문제 해결방안 없는 e스포츠 중장기 계획

영구우 2010. 7. 13. 10:52

 

 

▲ 어제 발표 현장에서 진행된 `던파리그` 이벤트전...
실제 경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단기 계획이 필요하다

어제 8일, 용산 e스포츠 특설경기장에서 문화부는 국내 e스포츠의 제 2 도약을 위한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e스포츠의 대중화 및 국제화, 지적재산권 분쟁 해결 등에 초점이 맞춰진 해당 계획, 그러나 문화부가 제시한 계획은 현재 직면한 문제 해결 방안은 담겨있지 않은 중장기계획이 대부분 이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현장에 방문한 관계자들 역시, “현재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단기계획이 절실하다.”라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올해 가장 큰 이슈인 지재권 문제, 해결 방안 있나

우선, 현재 국내 e스포츠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지적재산권’ 이다. 현재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의 e스포츠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와 첨예한 대립을하고 있다. 이에 문화부는 앞으로 협회와 개발사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인 ‘분쟁위원 조정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협의회는 지난 5월, 콘텐츠산업 진흥법이 통과되며 설립 여부만 결정되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조직이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블리자드는 지난 5월. 그래텍과의 파트너쉽 체결 현장에서 “국내 관계자에게 줄 수 있는 협상 유예 기간은 8월까지다.”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문화부는 이들의 문제를 중재하려 한다면 앞으로 1달 안에 조직을 완성해야 한다. 그러나 1달 안에, 조직을 구성하고 표준 가이드를 마련해 이들을 중재하기란 시간적으로 무리다. 문화부 역시 “협의회가 구성되면 블리자드와 협회의 분쟁 역시 중재할 것이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이 둘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해, 바로 코앞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에 대해서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국내 e스포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후 벌어질 협회와 개발사 간의 지적재산권 충돌에서도 좋지 않은 사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스포츠의 국민 레저화, 대중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e스포츠’의 대중화 역시 치명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 작년과 올해 발생한 다수의 사건으로 게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부는 지난 3월, ‘셧다운제’가 포함된 5가지 방향의 대응 체계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문화부와 여성부의 의견 차로 인해 그 처리 시기가 올해 하반기로 넘어간 상황이다.

이처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e스포츠’를 ‘국민 레저 스포츠’로 성장시키겠다는 문화부의 계획은 대중들에게 큰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또한 제시한 계획 역시 ‘아마추어 e스포츠의 성장’, ‘가족 e스포츠 대회 개최, ‘지역단체를 대상으로 한 문화체험프로그램 창설’ 등, 미래를 위한 계획만 있을 뿐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

또한 문화부가 e스포츠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시킬 것이라 밝힌 ‘PC방’ 역시 가족 단위의 이용자들이 즐겨 방문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금연석과 흡연석의 구분이 모호한 데에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연령보다 높은 등급의 게임을 이용하는 것을 자체적으로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 방안 없이 PC방을 문화레저공간으로 삼겠다는 계획은 설득력이 없다.

 

e스포츠의 국제화, 중국의 맹추격을 감당할 수 있는가?

문화부의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에는 ‘e스포츠’의 국제화에 대한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지기반이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문화부는 앞으로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을 5개에서 15개로 확장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어떠한’ 게임을 발전시킬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서비스플랫폼(GSP)로 테스트를 거쳐 정식 종목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겠다고 발표했을 뿐이다.

여기에 중국의 맹추격 역시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 2003년부터 e스포츠를 정식 체육종목으로 채택한 데에 이어, 작년에는 그 서열을 99번째에서 58번째로 끌어올렸다. 또한 오는 2011년, 중국 선전에서 개최되는 제 26회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포함시킬 계획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 2’ 역시 발매 1달 전부터 인텔 등의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고 ‘스타 2 월드컵’ 등을 비롯한 리그를 진행하며 발 빠르게 e스포츠화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6년부터 거론되어온 ‘e스포츠’의 정식체육종목 채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진행 과정에 대한 추가 언급 역시 없었다. 현재 국내에서 ‘e스포츠’는 체스, 브릿지 등과 함께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인정받았을 뿐 정식 스포츠로 채택된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승부조작, 지적재산권 분쟁 등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아 작년에 제기되었던 ‘정식체육종목’ 채택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따라서 이전에 거론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과 어떠한 종목을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국내 e스포츠의 국제적 규모 성장에 먼저 초점을 맞춘 발전계획은 속이 빈 ‘공갈빵’과 같은 인상을 주기 쉽다.

 

출처: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http://www.gamemeca.com/news/news_view.html?seq=27&ymd=20100709&page=1&point_ck=&search_ym=&sort_type=&search_text=&send=&mission_num=&mission_seq=